오늘은 영국의 가장 유명한 축제중의 하나인 Bonfire('횃불'이란 뜻) Night이다. 실은 오늘이 아니고 11월 5일인데, 5일이 월요일인 관계로 그 날 대신 토요일인 오늘 런던 곳곳에서 Firework display가 열린 것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영국 축제인데, 며칠 전 학교에서 배운 바에 의하면 Guy Fawkes' Night 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축제는 1605년 11월 5일, Roman catholic을 믿는 Guy Fawkes와 그의 추종자들이 protestant king인 James 1세와 그 수상을 죽이려고 House of Parliament에 36개의 gunpowder를 놓은 것이 발견되어, 그들의 음모가 탄로나고 그들이 처형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잘 볼 수 없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린 아이들은 Guy Fawkes' night을 위해 지푸라기와, 헌 옷, 신문들을 이용해 사람 모형을 만들어 유모차 같은 곳에 끌고 다니면서 'Penny for the guy'라고 말하며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돈을 달라고 했고, (마치 Halloween day에 아이들이 "Trick or Treat'하는 것처럼) 그렇게 해서 번 돈으로 Bonfire night에 쓸 불꽃들을 사고, 나중엔 그 인형을 태웠다고 한다.
지난 주 Julie(교회에서 알게 된 나의 또 다른 영국 친구)와 점심을 같이한 적이 있는데, 그 때 Julie가 나에게 처음으로 Bonfire night에 대해서 설명해주었고, firework를 보러 같이 가자고 제안했었다. 그 이후로 얼마나 오늘을 기다려 왔던지^^;;; 나는 친구와 함께 Julie네 집으로 갔고, 그곳에 모여 우리는 다함께 런던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Regent's park의 일부인 언덕으로 올라갔다.
드디어 firework 시작! 와!!!!!!!!!!! 마치 나에게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형형색색의 불꽃놀이들.. 곳곳에서 "That's amazing, nice, brilliant!!'라는 말들이 들렸고, (특히 영국 사람들이 잘 쓰는 말: lovely, brilliant 등등) 정말 오랜만에 장시간에 걸친 불꽃놀이를 본 것 같다. 오랜만에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았다. 아무리 잘 살아간다고 해도 외국생활은 만만한 것이 아닐 것이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서 살아가는 일들..(넘 감상적이었나??...^^;;;)
수많은 인파속에서 간신히 빠져나와 우리는 다시 Julie네 집으로 향했고, 내가 피자헛에서 얻어온 피자와 샐러드, 그리고 Julie가 우리를 위해 준비해준 밥과 카레 등을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Julie의 남편인 Andrew는 A-level(우리나라에는 없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중간 과정 코스)에서 Economics와 Politics를 가르치는 선생님인데, 어찌나 무섭(?)던지 한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얼마였냐, 복지수준은 얼마나 되냐, 실업률은 얼마나 되냐..등 등 어려운 질문만 해서 내 친구와 나는 많이 당황했었지만..그래도 오랜만에 인터뷰 받는 기분으로 긴장하면서 대화를 하니, 영어를 사용하는데 있어서도 더욱더 신경쓰면서 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에 우리가 감동했던 사건!! 내 친구가 Julie가 만들어준 카레가 맛있다며 어떻게 만드는지 가르쳐주겠냐고 하니까..마지막에 우리가 집에 갈 때, Julie는 친구를 위해 유리병에 그 남은 카레를 싸주면서 "조금밖에 남지 않아서 미안해요. 그치만 데워서 내일 먹으면 될거예요."라고 하는 것이다. 감동..감동..ㅠ.ㅠ
우리들에게는 영국인 집에 초대 받는 것만 해도 정말 감사하고 기쁜 일인데 그렇게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신경써주고 챙겨주는 Julie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내일 교회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우린 서로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