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런던에 와서 처음으로 밥이 그립던 날이었습니다. 전 빵만 먹고도 잘 살아왔
기 때문에 한번도 밥이 그립다거나 한국 음식, 김치 같은 것이 먹고 싶다거나 그런
일이 없었거든요. 제 자신이 한국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매일 아침
콘푸레이크와 사과 한 쪽, 그리고 어느 날은 거기에다 요구르트까지 곁들여 먹으면
정말 luxury한 아침을 먹었다고 혼자 뿌듯해 하곤 했었죠. 그런데 갑자기 저에게도
한국 음식이 그리운 날이 찾아왔어요. 한국에서도 하숙 생활을 했었고 혼자 밥이라곤
지어본 적도 없는 제가 한국 음식을 무엇을 했겠습니까...--;; 생각 끝에 아는 언니
에게 같이 차이나타운에 가서 밥이나 먹자고 하려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흑흑...T.T
결국은 혼자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차이나타운으로 갔습니다. 그렇지만
돈이 있어도 혼자 식당에 들어가서 밥을 먹을 용기가 안 나는거예요. 그림에
떡이라고 간판에는 떡하니 Buffet - Eat as much as you want 4.9파운드 등등
이렇게 써있는 것들이 보이는데도 들어가지도 못하겠고..그래서 결국은 포기를
했답니다.
(참, 한국 사람들끼리 모이면 거의 밥을 먹으러 차이나타운에 가곤 하는데요.
거의 음식값은 4.5파운드-6파운드 수준입니다. 한 사람에 5파운드 정도 잡으면 가장
무난하죠. 그리고 제가 가본 음식점 중에 가장 괜찮은 곳은 미사또라는 일본 식당
인데요. 차이나타운 안에 있고, 값도 5-6파운드 사이로 저렴한 편이고, 깔끔하고,
맛있고 그 곳의 음식이 가장 한국 음식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그리고 Tottenham court road 근처에 '아리랑'이라는 한국 식당이 있는데 5.5파운드
에 점심때 뷔페를 먹을 수 있구요. 그곳도 추천입니다. )
나중에는 배고파서 어쩔 수가 없는거예요. 그래서 차이나타운 수퍼에 가보면 라면
이라도 있겠지...하는 생각에 근처 수퍼에 들렀답니다. 전 차이나타운에 있는 수퍼에
첨 가봤거든요. 근데 진짜 한국 음식 다 있더군요. 한국 쌀 까지 있더랍니다...한글
로 "그린쌀"이라는 상표까지 붙어서.... 그래서 라면 5개를 손에 들고는 뿌듯한 마음으
로 집에 들어와서 끓여먹었죠....
진짜 불쌍하죠? 흑흑....음식 못하시는 분들은 저같이 와서 고생하지 마시고 밥
하는거 배워오시길..^^;;;
이제부터는 음식값입니다.
쌀 10kg = 10파운드 내외
두부 = 1.2파운드
단무지 = 2.5파운드
샘표 진간장 1.7파운드
너구리, 신라면 = 0.45파운드
신라면 (작은 컵라면) = 0.55파운드
튀김우동, 육개장, 신라면(컵라면) = 0.75파운드
생생우동 = 1.2파운드
오뎅(국 끓여 먹는 것) = 2.5파운드
새우깡 = 0.60파운드
소주 = 3.5 파운드
만두 = 2.5 파운드
김치 = 2.5 파운드
이 정도입니다. 참, 오늘은 친구를 기다리다가 Victoria역에 있는 WHsmith라는 문구,
서점, 먹을 것 등을 파는 곳에 들렀었거든요. 근데 거기에 양파링이랑 꿀꽈배기가
1.05파운드에 파는 거 있죠. 참, 신라면과 너구리도 1.05파운드에 팔더랍니다. 진짜
얼마나 반갑던지. 차이나타운도 아니고, 한인촌도 아닌데..런던 시내 한복판에
지하철역의 수퍼같은 곳에 그런게 있다니...
이제 한국 음식도 세계를 향해 나간답니다∼∼∼